실외 보관은 정말 눅눅한가요
실외형 보관창고가 무조건 눅눅하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물기가 맺히는 조건, 먼저 젖는 자리, 그리고 시설을 볼 때 확인할 항목을 공개된 보존 기준과 함께 정리했어요.
실외형 보관창고가 눅눅한지 아닌지는 실외라는 위치가 아니라 그 칸의 단열과 환기가 정합니다. 단열이 없는 실내 칸이 단열과 환기를 갖춘 실외 칸보다 더 눅눅한 경우도 있어요.
이 말이 실외가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에요. 실외는 바깥 온도를 그대로 받으니 조건이 더 까다로운 쪽이 맞아요. 다만 까다로운 조건을 처리한 시설과 안 한 시설의 차이가, 실외냐 실내냐의 차이보다 커요.
물기는 왜 맺히나요
결로란 공기가 품고 있던 물기가 찬 표면에 닿아 물방울로 맺히는 현상입니다. 공기가 품을 수 있는 물의 양은 온도에 따라 달라져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찬 표면을 만나면 더는 못 품는 만큼을 그 표면에 놓습니다. 그래서 결로는 습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온도 차이의 문제예요.
창고에서 이 조건이 가장 잘 만들어지는 때가 둘 있어요.
- 밤사이 식은 벽에 낮의 더운 공기가 들어올 때
- 장마철처럼 바깥 습도가 높은 날 문을 열었다 닫을 때
지역별 그날의 기온과 습도는 기상청 날씨누리의 도시별관측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어요. 짐을 넣거나 빼는 날을 고를 때 한 번 보고 가시면 좋습니다.
실제로 어긋나는 장면은 대개 이래요. 장마철 오후에 짐을 옮기면서 문을 30분쯤 열어 두면, 그 30분 동안 들어온 습한 공기가 칸 안에 그대로 남아요. 문을 닫고 밤이 되어 벽이 식으면 그 공기가 품고 있던 물을 벽과 상자 겉면에 놓아요. 짐 자체는 멀쩡했는데 넣은 날 하루 때문에 한 주가 눅눅해지는 셈이죠. 그래서 습한 날에는 짐을 한 번에 몰아 넣고 문을 오래 열지 않는 편이 나아요.
습도 몇 퍼센트부터 위험한가요
보존을 다루는 기관들이 내놓은 기준이 있어요.
| 기준 | 권장 범위 | 출처 |
|---|---|---|
| 곰팡이 예방 | 상대습도 60% 미만, 이상적으로 30~50% | 미국 환경보호청 |
| 위험 구간 | 75% 이상에서 곰팡이와 급속 부식 | 캐나다 보존연구소 |
| 종이 자료 | 실온 이하, 상대습도 약 35% | 미국 의회도서관 |
| 사진과 필름 | 30~50%, 21도 이하 | 미국 의회도서관 |
숫자로 정리하면 실내 습도를 60% 미만으로, 가능하면 30~50%로 두라는 환경보호청 안내가 가장 다루기 쉬운 기준이에요. 여기서 더 올라가 75%를 넘기면 상대습도가 잘못됐을 때 어떤 손상이 오는지 정리한 캐나다 보존연구소 문서가 말하는 구간으로 들어가요. 곰팡이와 부식이 동시에 오는 자리죠.
한 가지 덧붙이면, 같은 문서는 습도가 높은 것보다 오르내리는 것이 목재와 가구에 더 나쁘다고 봐요. 늘 60%인 칸보다 40%와 80%를 오가는 칸에서 나무가 먼저 갈라져요.
원목 서랍장을 떠올리시면 쉬워요. 습할 때 나무가 물을 먹어 부풀고, 마르면 다시 줄어드는데 이 왕복이 반복되면 접합부가 먼저 벌어져요. 서랍이 뻑뻑해지거나 문짝이 안 맞는 증상이 그거예요. 습도가 높아서 생긴 손상이 아니라 오르내려서 생긴 손상이라, 제습제를 넣는 것보다 온도 변동이 적은 자리로 옮기는 쪽이 답이 돼요.
어디부터 젖나요
- 바닥에 직접 닿은 상자 밑면. 바닥은 가장 차고 물기가 고이는 자리예요.
- 바깥과 맞닿은 벽의 안쪽. 온도 차가 제일 큰 면이에요.
- 비닐로 감싼 물건의 안쪽. 비닐이 물기를 막아 주는 게 아니라 가둬요.
세 번째가 가장 자주 어긋나는 부분이에요. 짐을 아끼려고 꽁꽁 싸매는데, 넣을 때 안에 있던 습기가 그대로 갇혀 몇 달을 갑니다. 통기가 되는 천이나 부직포로 덮고, 비닐은 방수가 정말 필요한 짐에만 쓰세요. 상자를 어떻게 쌓을지는 사무실 재고를 창고로 옮길 때의 기준에서 다룬 적재 순서와 같습니다.
시설을 볼 때 무엇을 확인하나요
- 바닥에서 짐을 띄우는 받침이나 팔레트가 있는지 봅니다.
- 칸마다 환기구가 따로 있는지, 아니면 복도만 환기되는지 확인해요.
- 벽을 손등으로 만져 바깥 온도가 그대로 오는지 느껴 봅니다.
- 문틈에 고무 마감이 있는지 봐요.
- 바닥 구석에 물 자국이나 흰 가루가 남아 있는지 살펴요.
- 이미 쓰고 있는 다른 칸의 문 안쪽에 물방울 자국이 있는지 봅니다.
마지막 항목이 제일 정직한 신호예요. 안내문에는 안 나오지만 자국은 안 지워지거든요. 관리자에게 물어볼 때도 "습기 관리 하시나요"보다 "여름에 이 칸 안쪽에 물방울 맺힌 적 있나요"라고 물으시면 답이 훨씬 구체적으로 돌아옵니다. 앞의 질문에는 누구나 한다고 답하지만, 뒤의 질문에는 겪은 사람만 겪은 이야기를 하거든요.
짐마다 기준이 다릅니다
| 짐 | 예민한 정도 | 같이 챙길 것 |
|---|---|---|
| 옷과 이불 | 중간 | 완전히 말린 뒤 통기되는 커버 |
| 목재 가구 | 높음 | 습도 변동이 적은 자리 |
| 사진과 서류 | 높음 | 밀폐 상자보다 통기 상자 |
| 가전과 금속 공구 | 중간 | 바닥에서 띄우기 |
| 플라스틱 수납함 | 낮음 | 바닥 접촉만 피하기 |
종이와 사진은 특히 기준이 명확한 편이에요. 종이 자료 보관을 다룬 의회도서관 안내는 실온 이하와 상대습도 35% 안팎을 권하고, 사진 보관 안내는 30~50%에 24시간 안의 습도 변동을 5% 이내로 두라고 적고 있어요.
여기까지가 확인할 수 있는 범위입니다
위 기준은 전부 공개된 보존 지침이고, 창고 안에서 실제로 그 값이 나오는지는 별개의 문제예요. 시설이 단열재와 환기구를 갖췄다고 안내해도, 그게 여름 한낮에 몇 도까지 잡아 주는지는 안내문에 안 나와요.
그래서 정말 예민한 짐을 맡기실 거라면 온습도계를 하나 같이 넣어 두시는 방법을 권해요. 만원대 제품이면 충분하고, 한 달 뒤 꺼내 볼 때 최고와 최저가 찍혀 있어요. 그 숫자가 위 표의 범위 안이면 그 칸은 그 짐에 맞는 자리예요.
정리하면
눅눅함은 위치가 아니라 구조에서 와요. 바닥에서 띄우고, 공기가 돌게 하고, 비닐로 가두지 않는 것. 이 셋만 지켜도 대부분의 짐은 한 계절을 무사히 나요. 나머지는 넣기 전에 완전히 말리는 일이 절반을 합니다.
짐을 맡기려는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부터 다룹니다. 실외냐 실내냐, 얼마냐, 상하지 않느냐. 답이 갈리는 자리는 추측으로 넘기지 않고 직접 재 보거나 공개된 기준과 대조한 범위 안에서만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