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박스 몇 개면 한 칸인가
박스 개수로 창고 크기를 묻는 분이 많은데, 답이 잘 안 나오는 질문이에요. 왜 안 나오는지와, 대신 3분이면 끝나는 계산 방법을 짧게 적었습니다.
"박스 몇 개 들어가요"는 창고를 알아볼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에요. 그런데 답을 하기가 어려워요.
이사박스라는 이름의 규격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에요. 이삿짐센터에서 주는 것, 마트에서 얻어 온 것, 온라인으로 산 것이 다 달라요. 손잡이 구멍이 있는 상자와 없는 상자도 쌓을 때 높이가 달라지고요. 그러니 "20개쯤"이라고 답해도 그 20개가 어떤 상자인지에 따라 실제로는 두 배까지 갈려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되물어요. 지금 쓰시는 상자 하나를 재 보셨나요.
한 변씩 세 값을 재고 나면 그다음은 계산이에요. 표준형 1.0×1.0×1.0m 기준이 흔하다는 국내 조사를 예로 들면, 바닥은 가로 세로 1미터니까 상자의 가로 세로로 나눠 한 층에 몇 개가 깔리는지를 구해요. 그다음 높이 1미터를 상자 높이로 나눠 몇 층까지 쌓을지를 구하고, 두 값을 곱해요.
여기서 끝내면 안 되는 게 하나 있어요. 통로 몫을 빼야 해요. 벽까지 꽉 채우면 안쪽 상자를 못 꺼내니까요. 한 번도 안 꺼낼 짐이 아니라면 20% 정도를 빼 두시는 편이 맞아요.
이렇게 나온 숫자는 남이 알려 준 개수보다 훨씬 잘 맞아요. 내 상자로 계산했으니까요. 그리고 이 계산을 한 번 해 두면 나중에 칸을 옮기거나 늘릴 때도 그대로 다시 씁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상자만 넣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어요. 대개 캐리어나 선풍기, 접이식 의자 같은 것들이 섞여 들어가는데 이런 짐은 상자처럼 안 쌓입니다. 상자로 계산한 뒤 그런 짐이 있으면 한 층 정도는 비워 두고 생각하세요. 특히 이불 압축팩은 쌓으면 미끄러져서 위에 뭘 못 올려요. 이런 짐은 아예 한쪽 벽을 정해 두고 세워 두는 편이 낫습니다.
박스가 아니라 옷장이나 서랍장처럼 통짜 가구가 섞인다면 계산은 더 단순해져요. 그런 가구는 바닥에 놓이는 자리를 그대로 재서 빼고, 남은 자리에만 상자를 쌓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계산이 끝나면 그 값을 들고 가서 실제 칸을 한 번 보시면 돼요. 칸 크기를 정하는 전체 순서는 내 짐이 몇 칸짜리 창고에 들어가는지 가늠하는 법에 적어 두었어요. 숫자로 맞는 것과 눈으로 맞는 것이 다를 때가 있고, 그럴 때는 눈이 더 정확하거든요.
짐을 맡기려는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부터 다룹니다. 실외냐 실내냐, 얼마냐, 상하지 않느냐. 답이 갈리는 자리는 추측으로 넘기지 않고 직접 재 보거나 공개된 기준과 대조한 범위 안에서만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