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칸 하나와 작은 칸 둘, 어느 쪽이 나은가
같은 부피를 큰 칸 하나로 잡을지 작은 칸 둘로 나눌지 묻는 분이 많아요. 요금이 아니라 꺼내는 방식이 답을 정한다는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같은 부피를 담는다면 큰 칸 하나가 대체로 유리합니다. 이유는 통로예요. 칸을 둘로 나누면 각 칸 안에 사람이 지나갈 자리를 따로 만들어야 하고, 그 통로 두 개가 실제로 쓰는 부피를 갉아먹거든요. 문도 두 개, 자물쇠도 두 개, 걸어가는 거리도 두 배가 되고요.
그런데 답이 뒤집히는 경우가 셋 있어요.
첫째는 짐의 성격이 아예 다를 때예요. 서류와 사진처럼 조건을 타는 짐과, 캠핑 장비처럼 젖어도 씻으면 되는 짐을 한 칸에 넣으면 조건 나쁜 쪽에 맞춰야 해요. 이때는 작은 칸 둘로 나눠 한쪽만 실내형으로 잡는 편이 총액이 낮아지기도 해요.
둘째는 꺼내는 사람이 둘일 때예요. 동업자나 가족이 각자 드나든다면 칸을 나누는 쪽이 다툼을 줄여요.
셋째는 자리가 없을 때고요. 원하는 크기가 이미 다 나가 있으면 선택지가 남은 것들뿐이라, 작은 칸 둘이 유일한 답이 되기도 하죠.
셋 중 어디에도 안 걸린다면 하나로 잡으세요. 두 칸을 쓰면 왕복 동선이 늘어난다는 점도 무시 못 해요. 물건 하나를 찾을 때 이쪽 칸을 열고 아니면 저쪽 칸을 여는 식이 되면, 그 몇 분이 방문할 때마다 붙어요. 칸이 서로 붙어 있지 않고 층이 다르면 더 심해지고요.
요금은 크기에 정비례하지 않아요. 슬림형이란 바닥 면적이 좁은 대신 위로 길게 뽑은 칸을 말합니다. 국내 셀프스토리지 지점과 요금대를 다룬 물류신문 기사를 보면 표준형이라 부르는 1.0×1.0×1.0m 칸과 슬림형 0.8×0.6×2.0m 칸이 모두 월 10만원 안팎으로 소개됩니다. 부피는 1세제곱미터와 0.96세제곱미터로 거의 같은데 모양이 다르죠. 이렇게 모양이 다르면 같은 짐도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가 갈려요.
여기까지가 부피 계산으로 답할 수 있는 범위예요. 다만 실제로는 짐의 가장 긴 변이 결정을 뒤집는 일이 잦습니다. 매트리스나 사다리 하나 때문에 칸 크기가 한 단계 올라가는 식이에요. 부피부터 가늠하는 순서는 이사박스 몇 개면 한 칸인가에 정리해 두었으니, 그걸로 후보를 좁힌 뒤에 가장 긴 변을 재 보시면 됩니다.
짐을 맡기려는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부터 다룹니다. 실외냐 실내냐, 얼마냐, 상하지 않느냐. 답이 갈리는 자리는 추측으로 넘기지 않고 직접 재 보거나 공개된 기준과 대조한 범위 안에서만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