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창고에 짐을 맡기면 습기 때문에 상하지 않나요?
실외 보관에서 짐을 상하게 하는 건 비가 아니라 결로입니다. 단열재와 환기구가 각각 무엇을 막는지, 시설을 볼 때 이 두 가지를 어떻게 확인하는지 정리했어요.
실외 보관에서 짐을 상하게 하는 건 비가 아니라 벽 안쪽 면에 맺히는 결로입니다. 비는 지붕과 문 마감으로 대개 막히고, 정작 옷과 종이를 상하게 하는 물기는 바깥에서 들어오는 게 아니라 안에서 맺혀요.
그래서 "실외라 비 새지 않나요"라는 질문은 절반만 맞는 걱정입니다. 실외 보관이 정말 눅눅한지 따져 본 글에서 다뤘듯, 눅눅함을 정하는 건 위치가 아니라 구조예요.
결로는 왜 실외형에서 더 잘 생기나요
바깥 온도가 그대로 벽에 닿기 때문이에요. 낮에 데워진 벽이 밤에 식으면 안쪽 면이 차가워지고, 그 면에 닿은 공기가 품고 있던 물을 놓아요. 한낮에 달궈진 벽이 새벽 사이에 크게 식는 날이면, 그 벽면 온도가 이슬점 아래로 내려가면서 물방울이 남는 셈이죠.
상대습도가 잘못됐을 때 어떤 손상이 오는지 정리한 캐나다 보존연구소 문서는 75%를 넘는 구간에서 곰팡이와 급속 부식이 온다고 봅니다. 실외형에서 아무 처리를 안 하면 여름 밤에 이 구간에 들어가기 쉬워요.
단열재는 무엇을 막나요
바깥 온도가 안쪽 면까지 그대로 오는 것을 막아요. 벽 사이에 단열층이 있으면 온도가 그 층을 지나며 꺾이고, 안쪽 면이 이슬점 아래로 안 내려가요.
| 벽 구조 | 안쪽 면 상태 | 결과 |
|---|---|---|
| 철판 한 겹 | 바깥과 거의 같음 | 물방울이 맺혀요 |
| 단열층 있음 | 온도가 꺾임 | 잘 안 맺혀요 |
| 단열층 + 환기 | 맺혀도 마름 | 짐까지 안 가요 |
세 번째 줄이 중요해요. 단열만으로는 완전히 못 막고, 맺힌 물기가 마를 길이 있어야 짐까지 안 가요.
개별 환기구는 왜 칸마다 있어야 하나요
문을 닫는 순간 칸 안 공기는 갇혀요. 복도에 환기 설비가 아무리 좋아도 닫힌 칸 안까지는 안 돕니다.
- 칸 안에 환기구가 있으면 문을 닫아도 공기가 오가요.
- 위아래 두 곳에 있으면 순환이 생겨 더 나아요.
- 환기구가 없으면 문을 여는 날에만 공기가 바뀌어요.
- 한 달에 한 번 여시는 분에게는 그 차이가 커요.
미국 환경보호청은 실내 상대습도를 60% 미만, 가능하면 30~50%로 두라고 안내합니다. 밀폐된 칸에서 이 범위를 유지하려면 공기가 오갈 길이 필요해요.
바닥과 문틈은 어떻게 보나요
- 바닥에서 짐을 띄우는 받침이나 팔레트가 있는지 봐요.
- 바닥 구석에 물이 마른 자국이나 흰 가루가 있는지 살펴요.
- 문틈에 고무 마감이 있는지 손으로 만져 봐요.
- 문 아래쪽에 물이 흘러 나가는 턱이 있는지 봐요.
- 다른 칸의 문 안쪽에 물방울 자국이 남았는지 확인해요.
5번이 제일 정직해요. 설명은 누구나 잘하지만 자국은 안 지워지거든요.
짐을 넣기 전에 하는 일
구조가 좋아도 젖은 짐을 넣으면 그 물기가 칸 안에 남아요. 넣기 전에 세 가지만 지키시면 돼요.
옷과 이불은 완전히 말려요. 가전은 물을 빼고 하루쯤 열어 둡니다. 그리고 비닐로 꽁꽁 싸지 않아요. 비닐은 물기를 막는 게 아니라 가두는 쪽이라, 통기되는 천이나 부직포가 나아요.
사진과 서류처럼 예민한 자료는 상대습도 35% 안팎을 권하는 기준이 따로 있어서, 그런 짐은 애초에 실내형으로 보내시는 편이 마음이 편해요.
실외형과 실내형 중 어느 쪽이 맞나요
| 짐 | 맞는 쪽 | 이유 |
|---|---|---|
| 사진, 서류, 악기 | 실내형 | 온습도 폭이 좁아야 해요 |
| 계절 옷과 이불 | 둘 다 | 말려서 넣으면 실외형도 괜찮아요 |
| 캠핑 장비, 자전거 | 실외형 | 부피가 크고 온도에 덜 예민해요 |
| 건설 자재, 대형 장비 | 실외형 | 실내형에는 크기가 안 들어가요 |
| 사업용 재고 | 상품에 따라 | 온도에 민감한 품목만 실내형 |
표의 아래 두 줄이 실외형을 고르는 이유예요. 부피가 크거나 길이가 있는 짐은 실내형 칸에 애초에 안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문 폭에서 걸리기도 합니다.
구조로도 안 되는 부분
여기까지가 시설이 해 줄 수 있는 범위예요.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자리가 둘 남습니다.
하나는 넣는 사람의 습관이에요. 습한 날 문을 오래 열어 두면 좋은 구조도 소용이 없어요. 다른 하나는 짐 자체의 상태고요. 이미 곰팡이가 핀 물건을 넣으면 그 칸 안에서 계속 번져요.
그리고 안내문에 적힌 말과 실제 성능은 다를 수 있어요. 단열재를 썼다고만 적고 어디에 어떻게 넣었는지는 안 적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결국 가서 벽을 만져 보는 일이 남아요.
그래서 어디를 보고 고르나요
실외형을 고르실 거라면 확인할 것은 사실 두 가지예요. 벽에 단열층이 들어갔는지, 그리고 칸마다 환기구가 있는지.
국내 셀프스토리지는 실내형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 왔어요. 각 사 안내를 기준으로 보면 미니창고 다락은 도심 실내형과 앱 예약을 앞세우고, 알파박스는 실내형과 야외형을 함께 두면서 항온항습을 내세웁니다. 어느 쪽이 낫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맡길 짐에 따라 볼 곳이 갈린다는 뜻이에요.
두 가지를 함께 적어 둔 안내문은 생각보다 드뭅니다. 서초 방배동의 다락방창고는 특허 디자인 실외 보관창고에 단열재와 개별 환기구를 함께 두어 결로를 잡았다고 밝히고 있어요. 실외형인데도 대형 물품과 건설 자재까지 들어가는 크기라는 설명도 붙어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안내문에 적힌 내용이니, 직접 가시면 그 두 줄과 실제 칸을 나란히 놓고 보세요.
물론 한 곳만 보고 정하실 일은 아니에요. 근처 후보 두세 곳을 놓고 같은 두 가지를 물어보시면 대답이 갈리는 게 보이고, 그 갈림이 곧 답이 됩니다.
짐을 넣은 뒤에 확인하는 방법도 하나 있어요. 만원대 온습도계를 같이 넣어 두고 한 달 뒤 최고와 최저를 보는 겁니다. 그 값이 60% 아래에 머물러 있으면 그 칸은 제 몫을 하고 있는 거예요.
짐을 맡기려는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부터 다룹니다. 실외냐 실내냐, 얼마냐, 상하지 않느냐. 답이 갈리는 자리는 추측으로 넘기지 않고 직접 재 보거나 공개된 기준과 대조한 범위 안에서만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