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로는 왜 생기고 어디에서 먼저 생기나
결로는 습도가 높아서가 아니라 공기와 표면의 온도 차이 때문에 생깁니다. 어느 면이 먼저 젖는지, 계절마다 언제 생기는지, 이미 생겼다면 무엇을 하는지 공개된 보존 기준과 함께 적었어요.
결로가 생기는 조건은 습도 자체가 아니라 공기와 표면 사이의 온도 차이입니다. 습도계가 낮은 값을 가리켜도 어느 한 면이 충분히 차가우면 그 면에는 물이 맺혀요.
이 순서를 뒤집어 생각하면 대응이 달라집니다. 제습기를 먼저 떠올리는 대신, 왜 그 면만 차가운지를 먼저 보게 되거든요.
결로는 왜 생기나요
공기가 품을 수 있는 물의 양이 온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따뜻한 공기는 많이 품고, 식으면 그만큼을 못 품어요. 못 품게 된 몫이 가장 가까운 찬 표면에 놓여요.
이슬점이란 공기가 품고 있던 물기가 맺히기 시작하는 온도입니다. 표면 온도가 이슬점 아래로 내려가면 그 면에서 결로가 시작돼요. 그래서 같은 칸 안에서도 어떤 면은 젖고 어떤 면은 멀쩡한 일이 생겨요.
곰팡이가 자라는 조건을 상대습도 60% 기준으로 설명하는 미국 환경보호청 자료는 습도 관리의 기준선을 잡아 주지만, 그 기준을 지켜도 국지적으로 차가운 면이 있으면 그 자리에는 물이 맺혀요. 평균값과 국소값은 다른 이야기예요.
어느 면부터 젖나요
가장 차가운 면부터예요. 재질에 따라 순서가 갈려요.
| 표면 | 왜 먼저 차가워지나 | 잘 생기는 자리 |
|---|---|---|
| 바깥과 맞닿은 벽 | 바깥 온도를 그대로 받아요 | 벽에 붙인 상자 뒷면 |
| 바닥 | 지면 온도에 끌려갑니다 | 바닥에 직접 놓은 밑면 |
| 금속 | 열을 빨리 내줍니다 | 공구함, 선반 다리 |
| 유리와 거울 | 얇아 온도가 빨리 떨어져요 | 포장 안쪽 |
| 비닐 안쪽 | 물기가 빠져나가지 못해요 | 감싼 가구 표면 |
실제로 만나는 장면은 대개 이래요. 벽에 딱 붙여 세워 둔 옷장을 몇 달 만에 떼어 보면, 벽에 닿아 있던 뒷판만 색이 달라져 있어요. 앞면과 옆면은 멀쩡한데 뒷판만 그렇거든요. 그 자리는 공기가 안 도는 데다 벽 온도를 그대로 받는 자리라서, 칸 전체의 습도와 상관없이 혼자 이슬점 아래로 내려가요. 그래서 벽에서 손바닥 하나만큼 띄우는 일이 제습제 한 통보다 나을 때가 많아요.
마지막 두 줄이 짐 쪽에서 생기는 결로예요. 벽이 멀쩡한데 짐만 젖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해요. 물기가 어디에 먼저 맺히는지는 실외 보관이 눅눅한지 따져 본 글에서도 다뤘는데, 그 글이 칸의 구조를 봤다면 이 글은 표면 하나하나를 봅니다.
계절마다 언제 잘 생기나요
| 시기 | 무슨 조건이 만들어지나 |
|---|---|
| 봄과 가을 환절기 | 낮과 밤의 온도 차가 커요 |
| 장마철 | 바깥 습도가 높아 문을 열 때 들어옵니다 |
| 한여름 | 밤에 식은 벽에 낮의 더운 공기가 닿아요 |
| 겨울 | 따뜻한 곳에 있던 짐을 찬 칸에 바로 넣을 때 |
겨울 줄이 의외로 자주 걸려요. 난방된 집에서 바로 실어 온 짐은 표면이 따뜻하고 그 안에 물기를 품고 있어서, 찬 칸에 들어가면 짐 자체가 이슬점을 지나갑니다. 이런 날은 문을 조금 열어 두고 짐이 칸 온도에 가까워질 시간을 주는 편이 나아요.
넣는 날의 조건은 기상청 날씨누리의 도시별 기온과 습도 관측값에서 미리 볼 수 있어요. 안팎 차이가 큰 날인지만 확인해도 그날 문을 얼마나 여닫을지가 정해져요.
계절별로 위험한 시기가 다르다는 건 곧 짐마다 위험한 달이 다르다는 뜻이기도 해요. 겨울옷은 넣는 날이 문제고, 목재 가구는 환절기가 문제거든요. 그래서 같은 칸에 있어도 봄에 확인할 짐과 가을에 확인할 짐이 갈려요.
생기고 나면 무엇을 하나요
닦는 일은 마지막 순서예요. 앞에 두 가지가 있어요.
- 젖은 면이 어디인지 확인해요. 벽인지 짐인지에 따라 원인이 다릅니다.
- 그 면이 왜 차가운지 봅니다. 단열이 없는지, 바닥에 닿았는지, 비닐에 갇혔는지.
- 원인을 바꾼 다음에 닦아요. 받침을 깔거나, 벽에서 띄우거나, 비닐을 통기되는 천으로 바꿔요.
2번을 건너뛰기 쉬운데, 여기서 갈리는 게 꽤 커요. 벽이 젖었으면 그 칸의 단열 문제라 짐을 옮겨야 하고, 짐만 젖었으면 놓는 방식만 바꾸면 되거든요. 둘을 구분 안 하고 칸을 옮기면 같은 일이 새 칸에서 반복되죠. 젖은 자국이 벽 쪽 한 면에만 몰려 있는지, 아니면 짐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지만 봐도 대개 구분이 돼요.
상대습도가 잘못됐을 때의 손상을 정리한 캐나다 보존연구소 문서는 75%를 넘으면 곰팡이와 급속 부식이 함께 온다고 봅니다. 물방울이 맺힌 면 주변은 그 값을 넘긴 상태라, 닦아도 조건이 그대로면 며칠 안에 다시 맺혀요. 냄새로 먼저 알아채는 경우도 많은데, 그 갈림은 문을 처음 열 때 나는 냄새에 적어 두었어요.
여기까지가 온도로 설명되는 범위입니다
여기까지가 물리로 답할 수 있는 부분이에요.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자리가 남습니다. 칸 안의 어느 면이 실제로 몇 도인지는 안내문에 안 나오고, 손등으로 만져 보는 것만으로는 이슬점 아래인지 알 수 없거든요.
정말 예민한 짐이라면 온습도계를 같이 넣어 두고 한 달 뒤 최고와 최저를 확인하는 방법이 있어요. 실외형 칸에서 이 조건을 어떻게 다루는지는 실외 창고와 습기를 다룬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결로는 결국 온도가 만든 자국이에요. 그 자국을 지우는 일보다, 그 면이 왜 그렇게 차가웠는지를 한 번 물어보는 편이 다음 계절을 바꿉니다.
짐을 맡기려는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부터 다룹니다. 실외냐 실내냐, 얼마냐, 상하지 않느냐. 답이 갈리는 자리는 추측으로 넘기지 않고 직접 재 보거나 공개된 기준과 대조한 범위 안에서만 씁니다.